▲ 서울 영등포 ‘슬로우데이 브로우 & 메이크업’ (좌) 신슬기 · (우) 육예슬 원장 |
아름다움에 관한 기준은 빠르게 변한다.
어제까지 사랑받던 스타일이 오늘은 익숙하지 않은 것이 되고, 수많은 이미지와 유행이 매일 새로운 아름다움의 기준을 만들어낸다. 그 안에서 정작 ‘나는 어떤 모습일 때 가장 나다운가’를 생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서울 영등포에 자리한 ‘슬로우데이 브로우 & 메이크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유행을 그대로 따라가며 비슷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대신, 한 사람의 얼굴과 분위기, 취향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 안에 이미 존재하는 고유한 매력을 찾아내는 것. 두 원장이 생각하는 뷰티의 본질은 그렇게 조금 느리지만 오래가는 아름다움에 가깝다.
슬로우데이는 속눈썹펌과 헤어메이크업을 중심으로 하는 1:1 퍼스널 뷰티 공간이다.
신슬기 원장은 속눈썹펌을, 육예슬 원장은 헤어메이크업을 맡아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고 있다. 신 원장이 ‘한 달의 일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을 담당한다면, 육 원장은 결혼식이나 촬영, 특별한 만남처럼 ‘특별한 하루’를 완성한다.
서로 다른 영역을 담당하지만 그 바탕에 놓인 생각은 같다. 고객이 원하는 아름다움과 그 사람에게 실제로 어울리는 아름다움 사이에서 가장 좋은 답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 슬로우데이 오픈 이전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 (상) 육예슬 원장 (하) 신슬기 원장 |
“우리는 처음부터,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좋아했어요”
두 원장의 인연은 2011년 광주여자대학교 미용과학과에서 시작됐다.
같은 전공으로 만나 같은 기숙사를 사용하면서 가까워졌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용이라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 지금보다 더 나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 차분한 성격까지 서로에게서 비슷한 모습을 발견했다.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걸으며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던 두 사람에게 어느 순간 하나의 생각이 찾아왔다. 비슷한 두 사람이 함께한다면 혼자일 때보다 더 다양한 아름다움을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동업을 결정했을 때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오랜 시간 서로를 지켜보며 쌓은 신뢰가 있었다. 상대의 부족한 점부터 찾기보다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봐왔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채워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된 슬로우데이는 어느덧 4년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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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눈을 만드는 것보다, 그 눈이 가진 이야기를 먼저 봅니다”
신슬기 원장이 속눈썹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바짝 올라간 속눈썹이 아니다. 잠깐 예뻐 보이는 것보다 오랜 시간 건강하게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속눈썹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많은 고객을 빠르게 받기보다 하루 다섯 명 정도, 한 타임에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속눈썹을 정밀진단하고 상태에 따라 모두 다르게 시술하며, 고객의 생활 속에서 손상 원인을 찾아내어 관리와 함께 교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 눈이 짝짝이인데 교정될까요?”
고객들이 건네는 이런 질문은 신 원장에게 단순한 시술 요청이 아니다. 그 안에는 오랫동안 자신의 눈을 바라보며 느꼈던 콤플렉스와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전 시술에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평소 어떤 생활을 하는지, 현재 속눈썹 상태는 어떤지, 원하는 이미지는 무엇인지 하나씩 이야기를 나누며 고객과 함께 디자인을 완성한다.
![]() ▲ 사진 = 슬로우데이 신슬기 원장 |
“잘 어울리는 스타일과 내가 원하는 스타일, 그 사이를 찾아요”
육예슬 원장이 생각하는 퍼스널 헤어메이크업 역시 같은 철학에서 출발한다. 고객이 원하는 모습과 실제로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메이크업을 받고 싶어도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고객이 많다. ‘이런 느낌이면 좋겠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경우도 있고, 평소 화장을 하지 않아 무엇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육 원장은 정답부터 제시하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찾는 것부터 함께 시작한다. 얼굴이 가진 분위기와 이목구비, 의상, 그날의 목적까지 살핀 뒤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방향을 찾아간다.
평소라면 시도하기 어려웠던 스타일도 특별한 날만큼은 편안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18년 동안 쌓아온 경험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기반이 된다. 단순히 ‘예쁜 메이크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 육 원장이 말하는 퍼스널 메이크업이다.
![]() ▲ 사진 = 슬로우데이 육예슬 원장 |
“아름다움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아요. 결국 사람을 봐야 하죠”
슬로우데이가 공장형 뷰티샵과 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고객을 빠르게 소화하며 유행하는 스타일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보다는 한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미용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말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두 원장이 고객과의 ‘눈 맞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고객의 말을 듣고, 고민을 이해하고, 원하는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슬로우데이만의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 ▲ (좌) 신슬기 원장 · (우) 육예슬 원장 |
“고객이 편안해야, 아름다움도 편안하게 남습니다”
신 원장은 속눈썹펌에서 시술 과정의 편안함 역시 결과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객은 눈을 감고 있어 시술 과정 자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시술자의 편의를 위해 고객의 불편함을 유발하는 방식은 지양한다.
고객의 컨디션을 살피며 환경을 조성하고, 시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작은 불편함까지 세심하게 살핀다. 속눈썹펌을 받는 시간이 단순히 눈매를 바꾸는 시간이 아니라 ‘편안하게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 마음은 고객들의 이야기에서도 드러난다.
“슬로우데이는 불편한 마음이 생기지 않아요.”
시술 결과가 마음에 든다는 말도 물론 기쁘지만, 언제 와도 편안하다는 이야기는 두 원장에게 더욱 오래 남는다. 기술에 대한 만족을 넘어 공간에서 느끼는 감정까지 좋게 기억해준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 2024년 4월 광주여대 지도교수였던 김선형교수님과의 사진. 15년도 졸업 이후 꾸준히 연락하며 찾아뵙고 있다. |
“18년의 전문성은 결국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쌓아온 시간입니다”
두 원장은 미용을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전문 분야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얼굴은 좌우가 다르고, 속눈썹의 상태도 다르며, 같은 메이크업을 원한다고 해도 그 목적과 고민은 모두 다르다. 결국 이러한 차이를 읽어내고 아름다움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청소년기부터 미용을 접했고, 미용고등학교를 거쳐 미용과학을 전공하며 전문적인 기반을 쌓았다. 거기다 다양한 실무 경험까지 더하면 약 18년이란 시간동안 한 길만을 걸어왔다.
육 원장은 드라마, 방송, 광고, 개인 샵 등 수많은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신 원장은 미용 정교사 자격을 취득하는 등 기초부터 공부해왔다.
그래서 두 사람은 미용업계의 가벼운 접근에 아쉬움을 느낀다.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채 쉽게 시작한 시술로 인한 피해는 결국 고객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일수록 더 많은 공부와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좋은 시술은 좋은 컨디션에서 시작됩니다”
두 원장에게 시술자의 컨디션 관리는 곧 고객에 대한 책임이다. 같은 시술이라도 시술자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면 그것만큼 무책임한 일도 없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정량의 레시피를 지키며 일정한 맛을 만들어내듯, 뷰티 시술 역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안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상에서도 스스로의 컨디션을 관리한다.
음주 및 유흥과 거리를 두고 생활하며, 시술 중 손이 떨리는 상황까지 고려해 커피 대신 디카페인 음료를 선택한다. 거기다 얼굴을 만지는 일이기 때문에 네일아트 또한 일절 하지 않는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관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원장은 그만큼 자신을 찾아온 고객에게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고객의 신뢰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말이 아니라 결과라고 믿기 때문이다.
▲ 2014년 광주여대 재학 당시 뮤지컬 무대분장 봉사하는 두 원장. |
“멀리 이사 가도 다시 찾아오는 고객을 보면,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슬로우데이를 이야기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는 고객들과의 인연이다.
결혼이나 이직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고객들이 집 근처의 여러 샵을 찾아본 뒤 다시 슬로우데이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용인, 영종도, 하남 등 먼 거리에서도 찾아오는 고객들을 보면 두 원장은 매번 고마움을 느낀다.
‘아무리 다른 샵을 가도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는 말은 두 사람에게 큰 책임감으로 돌아온다. 다시 찾아와준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이다.
폐소공포증 때문에 속눈썹펌을 시도하지 못했던 고객이 슬로우데이에서 편안하게 시술을 받은 경험도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이전에는 두렵고 불편했던 시술이 따뜻한 기억으로 바뀌는 순간을 함께했다는 사실은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아이의 첫돌을 맞은 엄마 고객이 오랜만에 자신을 돌보기 위해 찾아오는 순간도 그렇다. 1년 동안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느라 자신의 관리는 뒤로 미뤄두었던 엄마가 잠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 밝아진 얼굴로 돌아갈 때, 두 원장 역시 함께 행복해진다.
“우리가 오래 하고 싶은 건, 고객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두 원장이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도 결국 ‘사람’이었다.
육예슬 원장은 20대에 찾아온 고객이 30대, 40대가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다시 찾아오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한 번 예쁘게 만들어주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편안해지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신슬기 원장의 목표는 조금 더 넓어졌다. 지금까지는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자신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자신이 가진 경험과 전문성을 다른 시술자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고객이 어떤 곳을 방문해도 슬로우데이와 같은 수준의 전문적인 속눈썹펌을 받을 수 있고, 시술 과정에서도 따뜻함과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올바른 기술과 마인드를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단순히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대하는 태도와 책임감까지 함께 전하고 싶다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다음 세대의 시술자에게 나누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신슬기·육예슬 원장 |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은, 잃어버린 나의 아름다움을 다시 찾아주는 일이 아닐까요”
두 원장에게 좋은 서비스란 무엇인지 묻자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깊었다. 좋은 결과는 물론이고, 그 과정까지 좋은 경험으로 기억되는 것이 좋은 서비스라는 것이다.
사람은 때때로 자신의 얼굴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면서도 정작 자신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외모를 부러워하고, 부족한 부분만 찾아내고, 유행하는 모습을 닮고 싶어 하다 보면 정작 나에게만 있는 매력을 놓치기도 한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보이는 것이 있다.
본인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표정과 분위기, 눈매의 장점, 얼굴이 가진 고유한 인상이 전문가의 눈에는 보인다. 그것을 하나씩 찾아내고, 고객 스스로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슬로우데이가 생각하는 뷰티는 결국 그 과정에 있다.
“빠르게 소비되는 아름다움보다, 오래 기억되는 아름다움을 만들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면 ‘슬로우데이’라는 이름이 단순한 상호가 아니라 두 원장이 추구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변화하는 뷰티 트렌드 속에서도 이들이 조금 천천히 고객을 바라보는 이유는 분명했다.
누군가에게 어울리는 아름다움은 정해진 공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얼굴의 균형도, 속눈썹의 상태도, 원하는 분위기도, 그날의 마음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아름다움은 기술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신슬기 원장과 육예슬 원장이 앞으로 만들고 싶은 공간 역시 그런 모습에 가깝다. 한 번 방문하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고 싶은 곳,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고객과 전문가가 함께 성장하며 오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곳.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변화란 다른 사람을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아름다움을 비로소 알아보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슬로우데이가 앞으로도 그 순간을 발견하는 따뜻한 길잡이로 오래 자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슬로우데이 브로우 & 메이크업의 프로그램과 예약, 운영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공식 온라인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ulowday_offi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