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눈먼 참깨 떼먹기

박현구

 

눈먼 참깨 떼먹기

-사랑·8

 

 

볶은 통깨를 먹이다가

 

주름 깊은 그대 입가에

눈먼

참깨 몇 알

 

엄지와 검지로 

떼

내 입에 넣는다

 

젖이 모자랐던

갓난이 입가의 밥물을

 

마치

생각 없는 손가락이 

 

자꾸만 

훑어

먹었듯이

 

희끗하니 떠난 

그대의 세월이

삼베 주름으로 내게 와 

 

물 같아서 

바람 같아서

그냥이라는 말 같아서

 

눈먼 참깨를 먹는다

 

 

[박현구]

2018년 월간 『시문학』 등단. 

시집 『손이 많이 가는 남자』 (시문학사). 『눈먼 참깨 떼먹기』 (시산맥) 

제22회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시 부문),

이어도문학상(동상) 등 수상. 

작성 2026.09.28 09:21 수정 2026.09.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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