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시작되는 가능성, 동해 ‘수정아트’ 석수정 대표

만드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공간

▲ '수정아트' 석수정 대표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완성하는 과정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손을 움직이며 일상의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신도 몰랐던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함께 작업하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수정아트’가 지향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경험이다. 다양한 창작 활동과 교육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가능성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공방을 찾는 사람뿐 아니라 다양한 기관과 현장을 찾아가 교육을 진행하며 배움의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사람부터 새로운 취미를 찾는 사람,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사람까지 각자의 이유로 수정아트를 찾는다. 석수정 대표는 이들이 완성된 작품 하나보다 그 과정에서 얻는 작은 성취와 즐거움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 사진 = 수정아트

 

운동선수에서 직장인으로, 그리고 공예가로

 

석수정 대표의 이력은 조금 특별하다. 약 10년간 운동선수로 활동하며 강원도 대표로도 뛰었던 그는 이후 직장인으로 사회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만들기를 좋아하던 마음은 늘 한편에 남아 있었다.

 

전환점은 우연히 찾아왔다. 직장생활을 하며 틈틈이 이어가던 작품 활동이 근로자 문화예술제 입상으로 이어졌고, 서울에서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공예의 여러 분야를 하나씩 배워갔다. 하나의 기술을 익히면 자연스럽게 인접한 분야로 관심이 뻗어나갔고, 새로 배운 기술은 다시 다른 재료와 만나 새로운 작업으로 이어졌다. 배움이 배움을 부르는 과정 속에서 좋아하는 일은 어느새 직업이 되어 있었다.

 

석수정 대표에게 수정아트는 또 하나의 삶의 전환점이었다. 몸을 단련했던 운동선수 시절도, 사회를 배웠던 직장생활도 지금의 교육과 창작 활동 곳곳에 녹아 있다.

 

▲ 사진 = 수정아트 클래스

 

원데이 클래스에서 자격증 과정까지

 

수정아트의 원데이 클래스에는 공예를 처음 접하는 사람뿐 아니라 자격증 취득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사람들도 찾아온다.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들에게 원데이 클래스는 부담 없이 새로운 분야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직접 체험한 뒤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 자격증이나 전문적인 배움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수업은 요리와 원예, 목공을 비롯해 가죽, 천연염색, 레진, 미니어처, 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공예 분야로 구성된다. 각 분야의 특성에 맞춰 직접 제품이나 작품을 완성해보며 배움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한다.

 

▲ 사진 = 수정아트 석수정 대표 작업 모습

 

하나의 분야에 머물지 않는 융합형 공예

 

수정아트의 특징은 다양한 공예 분야를 서로 연결하고 융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공예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여러 분야를 폭넓게 경험하고 이를 하나의 작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은 수정아트가 추구하는 창작 방식이다.

 

 ▲ 사진 = 수정아트

 

천연염색으로 직접 원단에 염색하고 가죽과 결합하거나, 목공 작품에 그림과 레진을 더하고, 미니어처와 클레이와 원예를 함께 연출하는 등 서로 다른 재료와 기술을 조합한다. 각각의 공예를 독립적으로 배울 수도 있지만, 필요에 따라 여러 분야를 연결해 자신만의 새로운 작품으로 완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작업은 현재도 공모전과 전시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작품을 만들고 세상에 선보이는 과정까지 이어가는 것이 수정아트가 추구하는 창작의 모습이다.

 

▲ 사진 = 수정아트 다양한 현장 교육 진행 모습

 

공방을 넘어 현장으로

 

수정아트의 활동은 공방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근로복지공단, 가족센터, 복지관, 수련관, 문화의 집, 장애인 관련 기관 등 다양한 현장을 찾아가 대상과 기관의 특성에 맞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재해를 경험한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부터 부모와 아동이 함께하는 수업,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 외부 활동이 어려웠던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대상에 따라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달리한다.

 

특히 가족센터에서는 이주민 여성 등을 대상으로 요리와 원예 등의 교육을 진행하며 새로운 활동을 경험하고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석수정 대표에게 찾아가는 교육은 단순히 수업 장소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공예를 매개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각자의 상황에 맞는 배움과 경험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 사진 = 수정아트 다양한 현장 교육 진행 모습

 

누군가에게는 작품보다 ‘밖으로 나오는 시간’

 

다양한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석수정 대표가 기억하는 순간도 많다. 장애 아동과 부모가 함께했던 수업, 외부 활동이 쉽지 않았던 사람들이 참여했던 프로그램, 장애인과 진폐 환자를 대상으로 1년 과정의 자격증 교육을 진행하고 전시회까지 열었던 경험도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자격증 취득 자체보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배움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삶의 활력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참여자는 센터의 도움을 받아 수업에 참석해 자신이 사용할 물건을 직접 만들었다. 다른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시간을 보낸 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사진 = 수정아트 석수정 대표 요리 수업

 

공예 수업이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집 밖으로 나와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손으로 작품을 완성하며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그를 또 다른 배움으로 이끌었다. 그는 현재 사이버대학을 통해 통합치유학과와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며 전문성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발달재활 분야의 미술심리재활과 상담심리 관련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해, 단순히 공예 기법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교육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 사진 = 수정아트

 

배우고, 만들고, 쉬어가는 공간을 향해

 

20년 넘게 수정아트를 이어온 석수정 대표가 앞으로 그리고 있는 공간 역시 지금까지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

 

그가 꿈꾸는 곳은 지금보다 조금 더 넓고 한적한 공간이다. 수업만을 위한 공방이 아니라 편하게 머물며 쉬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만들어볼 수 있는 곳이다.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배움의 공간이 되고, 잠시 쉬고 싶은 사람에게는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석수정 대표가 말하는 ‘나만의 쉼’과 ‘꿈을 꿀 수 있는 곳’은 거창한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관심을 부담 없이 시작해볼 수 있는 공간에 가깝다.

 

완성한 작품을 직접 촬영하고 기록할 수 있는 작은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자신이 보유한 디자인 특허를 실제 제품으로 실용화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공부해온 통합치유와 상담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을 위한 새로운 교육과 공간을 만들어가는 구상도 이어가고 있다.

 

▲ 사진 = 수정아트

 

좋아한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공예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석수정 대표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이걸 배워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결과를 먼저 정하기보다 정말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작게라도 시작해 직접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 사진 = 수정아트

 

석수정 대표 역시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나를 배우고 또 다른 분야를 익히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왔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공예 분야의 경험도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고 다른 재료를 연결하는 데 밑바탕이 되고 있다.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처음부터 큰 것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직접 경험해보고 마음속에 작은 움직임이 생긴다면 그때부터 조금씩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해보는 거죠. 그렇게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만날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어요. 처음 생각했던 방향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괜찮아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방향을 바꿔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면 되니까요.”

 

▲ 사진 = 수정아트 작품들

 

석수정 대표에게 공예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람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조금씩 확장해가는 과정이다.

 

운동선수에서 직장인으로, 그리고 다시 공예를 가르치고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 삶의 방향을 바꿔온 그의 경험처럼 새로운 길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수정아트 역시 그렇게 만들어져 왔다. 배우고, 만들고, 쉬어가며 각자의 속도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공간. 석수정 대표가 그리고 있는 수정아트의 다음 모습이다.

작성 2026.09.21 11:18 수정 2026.09.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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