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경제
【긴급진단 1부】 김승원 측도 녹취 공개…‘신약 로비’ 공방, 왜 바이오경제 신뢰 문제인가
“청와대 통해 이야기했다”는 브로커 발언…후보자 측 “전달 과정서 부풀려져”
제넨셀 임상 승인 ‘33일’ 놓고 여야 충돌…실제 심사기간은 11일이라는 반박도
정치권 인허가 개입 의혹은 바이오기업의 공정경쟁·투자 신뢰와 직결
기소유예는 무혐의와 달라…경찰 수사와 인사청문회에서 사실관계 규명해야
리더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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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녹취록 대 녹취록’의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 후보자와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 사이의 통화 내용을 잇달아 공개하자, 김 후보자 측도 별도의 녹취 일부를 제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자극적인 통화 표현 자체가 아니다.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의 범위였는지, 특정 바이오기업의 인허가 절차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청탁이었는지가 본질이다.
특히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은 기업의 자금 조달과 기업가치, 투자자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권의 영향력이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만으로도 국내 바이오산업의 규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파장도 작지 않다.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정치권의 녹취 공개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기된 의혹은 현재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자료출처=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국회 공개자료
김승원 측이 공개한 녹취…무엇을 반박했나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지난 8일 일부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브로커로 지목된 양씨가 김 후보자와의 대화 내용을 제넨셀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후보자 측 설명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양씨에게 관련 내용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해 달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양씨는 업체 관계자에게 이를 전달하면서 “청와대를 통해 이야기했다”는 식으로 표현을 확대했다.
후보자 측은 이를 근거로 양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실제 통화보다 내용을 부풀렸으며, 김 후보자가 청와대나 정부기관을 동원해 임상시험 승인을 압박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또한 법원 판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정식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단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반면 한동훈 의원은 김 후보자가 양씨의 부탁을 받은 뒤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신청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로 연락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한 의원은 공개된 통화와 문자 내용을 근거로 단순한 민원 전달을 넘어선 인허가 로비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별검사 수사까지 요구하고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일부 녹취와 정치권의 주장만으로 김 후보자의 위법성이나 대가성을 확정할 수는 없다. 전체 녹취의 맥락과 실제 행정처리 과정, 금품 또는 정치후원금 약속의 존재 여부가 함께 규명돼야 한다.

▲ 김 후보자 측은 브로커로 지목된 인물이 업체 측에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표현을 과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동훈 의원은 당시 식약처장과의 연락 경위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료출처=인사청문회 준비단·국회 공개자료
‘33일 승인’은 특혜였나…서로 다른 계산법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 기간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았다고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21건의 승인 소요 기간은 평균 71.6일이었다. 제넨셀은 신청 이후 33일 만에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은 이를 근거로 제넨셀의 승인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빨랐다며 정치권의 연락이 처리 속도에 영향을 줬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후보자 측은 33일에 업체가 보완자료를 준비한 기간까지 포함돼 있어 식약처의 실제 심사기간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후보자 측이 제시한 식약처 산정 방식에 따르면 제넨셀의 실제 심사 소요일은 11일이었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에 적용된 신속심사 프로그램의 목표 기간은 15일 이내였기 때문에 이례적인 특혜라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33일 대 71.6일’이라는 숫자만으로 특혜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동일한 기준으로 산출한 실제 심사일, 업체의 자료 보완 기간, 심사 순서 변경 여부, 동일 시기 다른 신물질 심사 사례를 공개해 비교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기간을 두고 ‘신청 후 33일’과 ‘실제 심사 11일’이라는 서로 다른 수치가 제시되고 있다. 특혜 여부를 판단하려면 동일한 산정 기준과 비교 사례를 확인해야 한다. 자료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제출자료 관련 국회 발표
검찰은 기소유예…무혐의 처분은 아니다
김 후보자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2024년 12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전혀 없다는 의미의 무혐의 처분과는 다르다. 검찰이 혐의와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보도된 검찰 설명에 따르면 검찰은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 금품이 전달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후원금 약속 자체를 부인하면서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제넨셀 창업자 관련 1심 재판에서도 신속한 처리를 부탁한 사실만으로 정식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 심사해 달라는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임상시험 승인 알선과 투자 약속 사이의 대가성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는 김 후보자 본인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가 아니다. 김 후보자 관련 고발 사건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돼 법리 검토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 김 후보자는 관련 의혹으로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이는 무혐의 처분과는 구별된다. 현재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인 만큼 최종 판단은 추가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자료출처=검찰 처분·경찰 수사 관련 공개자료
정치권 인허가 연락, 바이오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신약 개발기업에 임상시험 승인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다. 임상 단계 진입 여부에 따라 기술가치와 투자 유치 가능성, 전환사채 등 자금조달 조건, 주가와 기업 신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특정 기업이 정치권의 연락을 통해 더 빠른 심사나 유리한 처분을 받았다는 의심이 생기면 경쟁 기업과 투자자들은 규제기관의 공정성을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정상적인 신속심사를 정치적 특혜로 단정하는 것도 바이오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감염병 위기에서 필요한 신속심사 제도까지 위축시키고, 공익적인 민원 전달을 과도하게 범죄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에서 밝혀야 할 경제적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김 후보자의 연락 전후로 제넨셀의 심사 순서나 기준이 실제 변경됐는가.
둘째, 동일한 시기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와 비교해 제넨셀에 예외적인 행정 편의가 제공됐는가.
셋째, 임상시험 승인 요청과 정치후원금 또는 투자 약속 사이에 대가관계가 존재했는가.
이 세 가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한쪽의 발췌 녹취만으로 ‘성공한 로비’ 또는 ‘완전한 허위 의혹’이라고 결론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
리더경제의 시선
이번 사건은 김승원 후보자 한 사람의 인사검증을 넘어 대한민국의 바이오 인허가 시스템이 정치권의 영향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돼 있는지를 묻고 있다.
신약 개발은 막대한 투자금과 긴 시간이 필요한 고위험 산업이다. 기업의 기술력보다 정치권과의 연결 가능성이 더 중요한 것처럼 비치는 순간, 정직하게 연구개발에 투자한 기업이 손해를 보고 시장 전체의 자본조달 비용은 높아진다.
반대로 공익 민원을 모두 로비로 규정하면 국회의 정상적인 민원 중개 기능과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신속한 행정도 위축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자료 공개다. 전체 녹취와 식약처 심사기록, 담당자 보고 체계, 동일 시기 비교 사례, 후원금 약속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열릴 예정이다. 청문회에서는 자극적인 녹취 문구보다 실제 행정절차가 변경됐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검증해야 한다.

【2부 예고】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은 정말 빨랐나. ‘33일’과 ‘실제 심사 11일’이라는 서로 다른 숫자의 산정 기준을 비교하고, 신약 인허가가 기업가치와 투자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자료출처 및 기사 확인 정보
자료출처=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설명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제출자료 관련 국회 발표·법원 판결 및 검찰 처분 관련 공개 보도·경찰 수사 배당 관련 공개자료
보도시점=2026년 9월 10일 기준
기사 자료확인 기준=2026년 9월 10일
※ 이 기사는 공개된 자료와 당사자들의 입장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수사와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제기된 의혹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일부 공개된 녹취와 정치권 주장만으로 위법성·대가성·특혜 여부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 ‘33일’과 ‘실제 심사 11일’은 산정 기준이 다른 수치로 제시되고 있어 동일 기준에 따른 비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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