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분기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979년 이후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 4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번 성장은 인공지능(AI) 산업 수요 급증과 반도체 단가 상승에 따른 기업 수익 확대가 견인했다.
한국은행이 9월 8일 발표한 잠정 통계에 따르면, 2분기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하며 1979년 3분기(27.7%)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전 분기 대비 기준으로도 9.2% 늘어났다. 반면 실질 경제성장은 전 분기 대비 0.6%에 머물렀다. 명목 성장률이 실질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오른 것은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GDP 디플레이터가 지난해 대비 21.9% 치솟아 4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수출 디플레이터가 56.6% 급등했다. 명목 GDP는 실질 GDP에 이와 같은 가격 변화를 반영하여 산출된다.
무역 조건이 개선되면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작년보다 15.6% 증가한 666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 총소득은 GDP에 해외에서 벌어 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올린 소득의 차액을 더한 지표다. 한국은행은 명목 GNI 추세와 환율 안정세가 지속될 경우 연내 1인당 국민 총소득이 4만 달러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견인한 국민소득 증가
반도체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GDP 디플레이터가 1980년대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실질 경제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3.7%였지만 명목 경제성장률은 26.4%에 달했다. 이로 인해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이 2014년 이후 12년 만에 3만 달러 벽을 뚫고 4만 달러 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한은 국민소득 통계 담당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고 환율이 연내 안정된다면 1인당 GNI 4만 달러 돌파가 현실로 가능 하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평균 환율이 달러 당 1,400원대 중반 선을 유지할 경우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3만 달러를 넘은 이후 줄곧 3만 달러 대에 머무르고 있었으나, 이번 전망대로 라면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 다섯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기록하는 나라가 된다.
한편, 2분기 총 저축률이 45.6%로 1970년 통계 이래 최고치를 갱신하며 소비 대비 소득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도 주목된다. 기업들의 이익을 의미하는 총영업잉여는 전년 동기 대비 48.2%, 전 분기 대비 18.5%씩 각각 늘어났는데,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한국은행 핵심 관계자는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잉여금 증가는 가계 성과급과 배당 등 소득 증가로 이어지며, 법인세 및 소득세 증가로 정부 재정 여건도 강화됨에 따라 내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 전망했다.
한은, 금리 인상 속도 가팔라질 가능성 제시
이와 같은 경제지표 호조는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배경과 맞물려, 향후 금리 정책 운용에 복합적 변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통화 정책 기자 간담회에서 8~9월의 물가 동향과 명목 GDP 지표 발표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금리 결정에 신중을 기할 뜻을 밝혔다.
8월 소비자물가는 3.1% 상승해 3개월 만에 3%대 물가 상승률을 회복했고, 근원 물가도 3.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명목 GDP와 함께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융통화위원회의 최근 K점도표 중앙값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한 차례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가격 급등과 환율 안정은 올해 우리 경제의 명목 성장과 국민소득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과 통화정책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앞으로 금리 인상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