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 폐배터리를 산업 원료로 전환하는 정책 실험

경북 포항에 조성된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의 전 주기 기능과 목표

팩→모듈→셀 분해와 블랙매스(Black Mass) 추출의 기술·환경 과제

인력·인증·원료 확보로 산업 생태계 전환을 노리는 정책적 의미

경북 포항에 조성된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의 전 주기 기능과 목표

 

킨텍스에서 열린 제19회 폐기물·자원순환산업전(RETECH 2026)에서 한국환경공단이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의 핵심 인프라와 전 주기 순환 체계를 공개했다. 경북 포항에 조성된 이 클러스터는 폐배터리의 회수·교육·재사용·재제조·재활용을 아우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며, 기술 실증과 재생원료 공급 안정을 결합해 폐배터리를 고부가가치 산업 원료로 전환하려는 정책 실험이다. 기술 불확실성과 시장 신뢰 부재라는 두 가지 장벽을 동시에 낮추겠다는 것이 클러스터의 핵심 전략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폐배터리 발생량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시 현장에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에 실제 탑재됐던 배터리 모델이 전시되어 재활용 공정 단계를 보여주었다.

 

폐배터리 문제는 단순한 폐기물 관리 차원을 벗어나 배터리 셀 형태(파우치형·원통형 등)에 따른 해체 난이도, 유가금속 회수율, 고염폐수 처리 등 산업·환경·안전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는 단일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과제다.

 

클러스터가 제공하는 기능은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실증 연구·테스트베드 제공이다.

 

기업들이 본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서기 전, 실증 시설에서 재활용 효율을 검증하고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책지원부장 조현호는 "배터리 제조사나 파우치형, 원통형 등 형태에 따라 셀 해체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조건에서의 처리 기술과 원료 확보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원료 확보와 품질 지원이다.

 

블랙매스(Black Mass) 등 재활용 원료의 확보를 직접 지원하고, 유가금속·불소물질 함량 분석과 재생원료 인증 컨설팅을 통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춘다. 세 번째는 인력 양성과 R&D 허브 기능이다.

 

배터리 재활용 특성화 대학원 운영을 통해 현장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글로벌 인증기관·대학과의 연계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동시에 촉진한다.

 

광고

광고

 

기술적 관점에서 핵심은 팩→모듈→셀 단위의 해체 공정과 블랙매스 추출 공정의 상용화다. 배터리 재활용은 가장 큰 단위인 '팩'에서 '모듈'을 분리하고, 다시 모듈 안의 '셀' 단위까지 해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분리된 셀은 스크랩 형태로 가공한 뒤 파쇄하여 블랙매스 상태로 추출하는데, 이 과정이 리튬·니켈·코발트 등 유가금속의 회수율과 전체 공정의 비용 구조를 결정한다.

 

클러스터는 블랙매스 확보 지원과 함께 고염폐수 처리 기술 개발을 병행해 재활용 공정의 환경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재생원료의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려 산업계 수요를 창출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 클러스터 측의 설명이다.

 

팩→모듈→셀 분해와 블랙매스(Black Mass) 추출의 기술·환경 과제

 

경제·공급망 측면에서는 재활용 원료의 안정적 확보가 수입 의존도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 한국은 리튬·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상당 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왔다.

 

포항 클러스터가 유효한 블랙매스 공급망을 형성하면 중장기적으로 원료 조달 비용과 리스크를 낮출 여지가 생긴다. 다만 재활용의 단가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 원료 공급을 위한 수집 체계 구축은 별도의 정책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예상되는 반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재활용 공정의 경제성 문제로, 초기 설비투자와 분해·선별의 고비용 때문에 대규모 상업화까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배터리 제조 형태의 다양성이 재활용 표준화와 자동화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클러스터의 실증시설과 재생원료 인증 컨설팅은 기술 불확실성과 시장 신뢰성의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대학원과의 연계는 현장 운영·분석 인력을 꾸준히 공급해 장기적인 비용절감과 공정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다.

 

 

광고

광고

 

구조적 함의를 보면, 포항의 시범 인프라는 한국 배터리 산업의 수직적 통합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제조-사용-회수-재활용이 연결되면 배터리 기업은 원료 조달과 폐기물 관리에서 더 많은 통제권을 확보하게 된다.

 

국제적으로도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규제가 재생원료의 가치와 규제 준수 비용을 재정의하는 상황에서, 재활용 기반의 원료 확보는 분명한 경쟁력 요소로 작동한다. 이러한 구조 전환이 실제로 일어나려면 공공의 장기 공급계약, 재활용 제품에 대한 공공 조달 우대, 관련 규제의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은 클러스터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책적 숙제다.

 

인력·인증·원료 확보로 산업 생태계 전환을 노리는 정책적 의미

 

포항 클러스터의 성패는 결국 블랙매스의 안정적 공급망 형성과 재생원료 인증 체계의 시장 수용 여부에 달려 있다. 기술 실증과 인력양성, 인증 지원을 결합한 이 정책 실험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국내 배터리 산업의 원료 구조를 바꾸는 실질적 출발점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단기적 비용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와 중장기 공급망 강화라는 목표가 함께 추진될 때 클러스터의 존재 가치가 확인된다.

 

에너지·산업 관련 주의사항 본 기사는 한국환경공단의 발표와 전시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제공하는 정보성 기사다.

 

특정 기업의 투자·사업 결정을 대체하지 않으며, 배터리·재활용 관련 투자나 사업 추진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 자문과 관련 법령(에너지법, 전기사업법, 산업발전법, 탄소중립기본법 등) 및 최신 규제·고시를 확인해야 한다. 기사에 제시된 전망과 해석은 자료의 시점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과거 실적은 미래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FAQ

 

Q.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는 일반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

 

A. 클러스터가 재활용 원료 공급을 안정화하면 배터리 제조사의 원가 구조가 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부품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안전한 폐배터리 수거 체계가 확립되면 가정·사업장 수준에서의 폐기물 처리 편의와 안전성이 높아진다. 클러스터가 재생원료 인증 기준을 정립하면 소비자는 재활용 원료로 생산된 배터리의 품질을 신뢰하는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상용화 속도와 정책적 지원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Q. 중소 재활용 업체나 지역 기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중소 업체는 클러스터의 테스트베드와 인증 컨설팅을 활용해 공정 효율과 제품 품질을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배터리 재활용 특성화 대학원 등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분석·처리 역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고, 공단과의 협력으로 블랙매스 원료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파우치형·원통형 등 셀 유형별 해체 기술 역량을 미리 갖추어 두면 다양한 제조사 물량을 소화할 수 있어 중장기 경쟁력이 높아진다. 환경 규제와 재생원료 기준을 충족하는 설비 투자는 비용 부담이 있으나, 인증 획득 이후 시장 신뢰도 확보와 공공 조달 참여 가능성을 고려하면 조기 투자가 유리하다.

 

Q. 포항 클러스터와 유사한 해외 사례가 있나

 

A. 유럽연합은 배터리 규정(EU Battery Regulation)을 통해 2030년부터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을 의무화하고, 독일·프랑스 등 주요국은 국가 차원의 배터리 재활용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자동차 재활용법 체계를 확장해 전기차 배터리 회수 의무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포항 클러스터는 실증시설·인증·인력양성을 한 공간에서 통합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일 기능 시설보다 진일보한 모델이나, 민간 투자 유치와 상업 물량 확보 측면에서 해외 선진 사례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당면 과제다.

 

※ 이 기사는 산업일보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광고

광고

 

작성 2026.09.06 01:49 수정 2026.09.06 01:49

RSS피드 기사제공처 : 아이티인사이트 / 등록기자: 최시훈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