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의 다음 단계는 모델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다

2026 와이탄대회(外滩大会), AI 신경제를 통해 본 인공지능 산업의 다음 경쟁

AI 에이전트·체화지능·생성형 AI, 기술 경쟁에서 경제적 가치 경쟁으로

상하이 와이탄대회가 보여준 AI 산업의 변화와 기업의 새로운 경쟁 전략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더 큰 모델과 더 높은 성능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던 경쟁이 이제는 AI를 실제 업무와 서비스에 적용해 얼마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26 와이탄대회(外滩大会)는 이런 변화를 ‘AI 신경제’라는 화두로 제시한다.

 

AI 산업을 바라보는 질문이 바뀌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핵심 질문은 단순했다. 어떤 모델이 더 똑똑한가,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했는가,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내놓는가였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기업과 일상에 빠르게 들어오면서 경쟁의 무게중심은 모델 자체에서 활용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 와이탄 대회(Inclusion Conference)가 열리는 행사장 전경의 모습니다. 거대한 보라색 현수막에 '2026 Inclusion 外滩大会', '共创AI新经济(함께 만들어가는 AI 신경제)'라는 대회 슬로건과 개최 일정이 명확하게 적혀 있고, 이번 대회는 글로벌 AI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 AI 산업의 방향성과 기술 융합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AI생성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 능력을 어떻게 생산성과 매출, 새로운 서비스와 연결할 것인가다.

 

이런 관점에서 2026 와이탄대회(外滩大会)는 주목할 만하다. 올해 행사는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며, 주제는 ‘AI 신경제’다. 행사에는 5만 명 이상이 등록했고, 600명 이상의 학자·과학자·기업가·투자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기술 전시에는 3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며, 1만5000㎡ 규모의 전시 공간에서 AI의 실제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행사의 외형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AI를 경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도다. 경제학자 토머스 사전트와 필리프 아기옹의 참여 역시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AI는 더 이상 특정 기술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생산성, 기업의 비용 구조, 창업 환경, 투자, 콘텐츠 산업 등 경제 전반의 변화와 연결되고 있다.

 

AI 에이전트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와이탄대회 전시에서는 3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 응용 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커피 주문, 가사 서비스 탐색, 반려동물 병원 방문 등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다.

 

이 변화의 핵심은 ‘대화’에서 ‘행동’으로의 이동이다. 사용자가 AI에게 무엇을 물어보는지가 아니라 AI가 사용자의 목적을 이해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능 하나가 추가되는 문제가 아니다. 반복 업무를 줄이고 사람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문제로 연결된다.

 

헬스케어와 로봇 분야에서도 같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행사에서는 미래형 가정과 농촌 진료소, 병원 등을 가정한 AI 활용 사례와 함께 약국·제조·물류·검사·돌봄 분야에 적용되는 로봇 기술이 소개된다. 특히 행사에는 40개 이상의 체화지능 관련 기업이 참여해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물리적 환경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서 산업적으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AI가 사람의 일을 일부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실제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기존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지까지 연결돼야 한다. 기술의 성능이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창업 환경도 달라질 수 있다. AI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을 낮추면 작은 조직이나 개인도 과거보다 적은 자원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실제 와이탄대회의 AI 코딩 대회에는 1만 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참가자의 약 70%가 18세 미만인 것으로 소개됐다. 최연소 참가자는 6세다.

 

물론 참여자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AI 창업이 확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술을 활용해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낮아지고 있다는 흐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업 간 경쟁의 방식도 바꿀 수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자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미 존재하는 AI 모델과 에이전트, 데이터, 업무 시스템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합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AI 투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AI 관련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 실제 사용자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기술 시연 단계와 사업화 단계는 다르기 때문이다.

 

콘텐츠와 예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2026 와이탄대회에서는 처음으로 AI 아트 페스티벌도 열릴 예정이다. AI 콘서트와 콘셉트 아트 전시, 이미지 상영 등이 마련되고 20명 이상의 디지털 아티스트와 100점 이상의 AI 이미지 작품이 소개된다. 이 역시 AI 산업을 단순한 기술 산업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AI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도구가 되면서 창작 방식과 유통 구조, 저작권과 보상 체계까지 함께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AI 산업의 다음 경쟁은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들었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업이 AI를 이용해 어떤 업무를 바꾸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며, 얼마나 지속 가능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모델의 성능은 출발점일 뿐이고, 시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서비스와 생산성 향상이 최종적인 경쟁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에도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AI 모델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기업이 직접 거대 모델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산업 전문성, 고객 접점을 AI와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현실적인 경쟁 과제가 될 수 있다.

 

AI 시대의 산업 경쟁력은 기술을 보유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기술을 업무에 연결하고, 업무를 서비스로 연결하고, 서비스를 시장의 가치로 전환하는 능력까지 포함해야 한다.

 

2026 와이탄대회(外滩大会)가 말하는 ‘AI 신경제’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AI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의 크기만이 아니라 기술이 경제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이비즈타임즈에 있습니다]

작성 2026.09.07 16:48 수정 2026.09.07 16:55

RSS피드 기사제공처 : 이비즈타임즈 / 등록기자: 윤교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