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목동과 송파동, 강남 일원동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 문턱을 넘으면서 총 4,134세대 규모의 주택공급 계획이 본격적인 후속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여기에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에는 지상 29층 규모의 업무·판매·문화복합시설 개발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열린 2026년 제18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총 4건을 처리했다. 범서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과 면목7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가락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사업 등 3건은 조건부 의결됐으며 개포우성7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조건부(보고) 의결됐다.
이번 심의 결과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한 ‘아파트 공급량’만이 아니다.
세 사업을 통해 공급이 추진되는 주택 가운데 공공주택은 면목7구역 290세대, 가락삼익맨숀 168세대, 개포우성7차 140세대 등 모두 598세대에 이른다.
동시에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 사회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돌봄시설, 작은도서관, 공공보행통로와 연결녹지 등이 계획에 포함됐다.
이는 서울의 정비사업이 노후 아파트와 저층주거지를 새 아파트로 교체하는 것을 넘어 주택공급과 지역 기반시설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도시재편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면목7구역, 최고 35층·1,515세대 대단지로
이번 심의에서 주택공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중랑구 면목7구역이다.
면목본동 69-14번지 일대 5만8,400.9㎡에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12개동, 총 1,515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공공주택은 290세대다.
사업지의 건폐율은 19.62%, 용적률은 299.97%, 연면적은 26만4,674.80㎡로 계획됐다.
면목7구역은 1960년대 면목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통해 조성된 뒤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혼재해 온 곳이다.
2024년 1월 정비구역 지정에 이어 같은 해 9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이번 통합심의까지 통과하면서 사업추진을 위한 주요 절차를 한 단계 더 넘게 됐다.


■ 아파트만 짓지 않는다…공원·체육시설·복지시설·파출소까지
면목7구역의 특징은 1,515세대라는 공급 규모와 함께 지역 생활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한다는 점이다.
공공기여 등을 통해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 체육시설, 사회복지시설뿐 아니라 파출소 등 공공청사도 조성한다.
단지 안에는 주변 학교와 면목역을 이용하는 주민을 위한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한다.
보행통로 주변에는 경로당과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를 배치해 아파트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상봉로1길과 겸재로54길 일대에서는 보행자와 차량 동선을 분리하고, 겸재로50길과 상봉로변에는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한다.
이번 통합심의에서는 가로 활성화를 위해 저층부 입면 디자인을 개선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TJ뉴스는 이 같은 계획에서 면목7구역의 변화가 ‘노후주택 철거→신축아파트 건설’이라는 단순한 재개발 공식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1,5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가 기존 도시조직 안으로 들어오는 만큼 학교와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보행축, 공원과 복지시설, 상업시설을 함께 정비해야 주변 지역과의 단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1984년 준공 가락삼익맨숀…936세대→1,485세대로
송파구에서는 가락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사업이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1984년 준공된 이 단지는 현재 12층, 936세대 규모지만 재건축을 통해 15개동, 최고 29층, 총 1,485세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보다 549세대가 증가하며 전체 주택 가운데 168세대는 공공임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송파동 166번지 일대 사업구역은 5만9,721.70㎡ 규모로 건폐율 19.44%, 용적률 299.98%, 연면적 29만161.57㎡, 건물 높이 91m로 계획돼 있다.
교통 여건도 주목된다.
대상지는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가깝고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도 이용할 수 있다. 양재대로와 오금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해 대중교통과 도로 접근성을 함께 갖춘 지역이다.

■ 가락삼익 서측에는 공원…노인복지시설까지 함께 조성
가락삼익맨숀 역시 재건축을 단지 내부 환경개선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단지 서측에는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과 연계한 노인복지시설도 새로 만든다.
노인복지시설에서는 녹지공간과 연계해 건강·여가·문화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서울의 도시구조를 고려하면 이러한 변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재건축의 핵심 가치가 주택 면적 확대나 주차공간, 단지 조경 등 입주민 중심의 주거환경 개선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정비사업을 통해 고령층·아동·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생활SOC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중요한 도시계획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양재대로와 오금로에 접한 특성을 고려해 건축물 외관과 오픈 발코니 배치도 다양화한다.
다만 서울시는 양재대로의 도로소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방음벽 설치계획을 명확히 할 것을 통합심의 조건으로 주문했다.

■ 강남 개포우성7차, 최고 39층·1,134세대 재건축
강남권에서는 개포우성7차아파트가 최고 39층 규모로 재건축된다.
강남구 일원동 615번지 일대 4만8,983.6㎡ 규모의 사업지에 지하 5층~지상 39층, 총 1,134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공공주택 140세대도 포함된다.
사업계획상 건폐율은 21.77%, 용적률은 299.99%, 연면적은 25만5,481.72㎡이며 최고 높이는 128.67m다.
자료 14페이지의 배치도와 투시도를 보면 단지 중앙부의 보행·조경 공간을 중심으로 여러 동을 배치하고 외곽 녹지와 단지 내부 공간을 연결하는 형태가 제시돼 있다. 다만 서울시는 해당 배치도와 투시도가 향후 조치계획과 인허가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는 참고자료라고 명시했다.

■ 폭염 시대 아파트 설계도 달라진다…개포우성7차 ‘그늘보행권’
개포우성7차 계획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늘보행권’**이라는 개념이다.
서울시는 반복되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단지를 개방적으로 조성하고 단지 안팎의 공원·녹지와 보행로를 연결해 보행자가 그늘 아래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개포로변에는 1,450.5㎡ 규모의 소공원을 만들고 단지 서측에는 폭 10m 연결녹지를 확보한다.
소공원과 연결녹지를 주변 보행로와 연결해 단지에서 대모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녹지·보행축도 조성한다.
이러한 계획은 기후변화가 아파트와 도시설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녹지율이나 조경면적 자체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실제 보행자가 폭염 속에서 어디를 통해 이동하고 어디에서 그늘을 확보할 수 있는지까지 도시설계의 평가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단지 남측에는 놀이·돌봄시설과 작은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을 배치하고 외부 보행로와 연결해 인근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39층으로 층수가 높아지는 만큼 통합심의에서는 일조권 확보가 적정하도록 단지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 연신내역도 바뀐다…GTX-A·3·6호선 트리플 역세권에 29층 복합시설
이번 통합심의는 주거 공급만을 위한 심의가 아니었다.
은평구 불광동 308-20번지 일대 범서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도 조건부 의결됐다.
이곳은 연신내·불광 지역중심에 위치하면서 지하철 3·6호선과 GTX-A가 교차하는 트리플 환승 역세권이다.
그러나 노후 저층상가가 밀집하면서 역세권의 잠재력에 비해 토지이용 효율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계획에 따라 지하 6층·지상 29층 규모의 업무·판매시설과 문화·집회시설이 복합 개발될 예정이다.
사업계획 자료에는 건폐율 56.35%, 용적률 987.85%, 연면적 7만3,042.08㎡, 높이 146.05m로 제시됐다.
자료 5페이지의 조감도에서도 저층 상업공간 위로 고층 업무시설이 올라가는 수직복합 형태가 제시돼 있다.
■ 연신내역에 ‘공공예식장’…주말 결혼식, 평일 교육·세미나
범서구역 계획에서 눈에 띄는 시설은 공공예식장이다.
지상 6층의 문화·집회시설은 지역 주민과 은평구 수요를 반영해 공공기여 시설로 조성한다.
주말에는 공공예식장으로 활용하고 평일에는 세미나와 교육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 생활밀착형 SOC로 운영할 계획이다.
역세권 교통환경도 바뀐다.
연신내역 지하철 3번 출구를 사업지 내부로 이전하고, 통일로 우회전 차로를 기존 6차로에서 7차로로 확대한다.
3번 출구와 공개공지를 연계해 휴게공간을 만들고 연서시장 방면 버스정류장도 출구 인근으로 옮겨 지하철과 버스 간 환승 편의를 높인다.
동측 이면도로 역시 향후 인접부지 개발을 고려해 2차선 양방통행이 가능하도록 장기적인 교통개선계획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범서구역을 단순한 역세권 상업건물 개발이 아니라 서울 서북권의 업무·문화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 TJ뉴스 분석① 서울 정비사업 3곳에서만 ‘4,134세대’
이번 통합심의에서 주택정비사업 세 곳의 공급규모를 합치면 4,134세대다.
면목7구역 1,515세대, 가락삼익맨숀 1,485세대, 개포우성7차 1,134세대다.
이 가운데 공공주택·공공임대는 총 598세대로 계획돼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당한 공급 규모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서울처럼 신규 대규모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도시에서 기존 노후주거지 재개발·재건축이 신규 주택공급의 중요한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곽의 새로운 택지를 개발하는 방식과 달리 정비사업은 이미 도로와 지하철, 학교, 상권 등이 형성된 기존 생활권 안에 새 주택을 공급한다.
반면 기존 주민의 이주와 사업비 증가, 공사비와 분담금, 사업기간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통합심의 통과’를 곧바로 입주나 공급 시점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 TJ뉴스 분석② ‘공공기여’가 정비사업의 지역 수용성 좌우한다
이번 4개 사업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지역사회에 개방되는 시설이다.
면목7구역에는 공원·체육·복지시설과 공공청사가 들어서고, 가락삼익에는 공원과 노인복지시설이 조성된다.
개포우성7차에는 소공원과 연결녹지, 돌봄시설과 작은도서관이 들어서며, 연신내 범서구역에는 공공예식장을 비롯한 문화·집회시설이 계획됐다.
과거 정비사업을 둘러싸고 흔히 제기됐던 문제 중 하나는 신축단지가 주변 지역과 물리적·사회적으로 단절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번 계획들은 공공보행통로와 공원, 복지·문화시설 등을 통해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효과의 일부를 주변 주민과 공유하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TJ뉴스 분석③ 아파트 가치도 ‘단지 안’만 봐서는 안 된다
이번 심의 결과는 실수요자의 주거 선택에도 시사점을 준다.
주거단지의 경쟁력은 세대수나 브랜드, 신축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길이 안전한지, 주변에 공원이 있는지, 아이를 맡길 돌봄시설이 있는지, 고령 가족이 이용할 복지시설이 있는지 등 일상적인 생활환경이 실제 주거가치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면목7구역의 공공보행통로, 가락삼익의 공원·노인복지시설, 개포우성7차의 그늘보행권은 각각 다른 지역적 문제에 대응한 계획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서울의 정비사업은 ‘몇 층, 몇 세대인가’뿐 아니라 ‘주민이 단지 밖에서 어떤 생활을 하게 되는가’까지 설계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TJ뉴스 분석④ 통합심의 통과 이후가 더 중요하다
이번 발표를 부동산 투자정보로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절차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통합심의가 통과됐다고 해서 당장 철거와 착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개포우성7차의 경우 서울시는 통합심의 이후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를 마무리한 뒤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료에 제시된 배치도와 조감도, 건축계획 역시 통합심의 조치계획 수립과 후속 인허가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비사업을 판단할 때는 통합심의 통과 자체만 보는 것보다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이주·철거·착공 등 실제 사업단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원 분담금이나 일반분양 물량, 최종 분양가격 역시 이번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 ‘주택공급+생활SOC+보행+녹지’…서울 정비사업의 방향 바뀐다
이번 제18차 정비사업 통합심의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시 정비사업의 방향은 비교적 선명하다.
주택은 더 공급하되, 새 아파트만 남기는 개발은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면목7구역에서는 1,515세대와 함께 공원·복지·체육·공공청사를 공급하고, 가락삼익에서는 1,485세대와 함께 노인복지시설과 공원을 만든다.
개포우성7차에서는 1,134세대의 주택과 함께 폭염에 대응하는 녹지·그늘보행축을 구축한다.
연신내역에서는 GTX-A와 지하철 3·6호선이 만나는 교통망을 업무·문화기능과 결합한다.
결국 이번 통합심의 결과는 서울의 정비사업이 ‘노후건축물을 새 건물로 바꾸는 사업’에서 ‘주택·교통·녹지·복지·문화기능을 동시에 재편하는 도시정비’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실제 사업 과정에서 계획된 공공시설과 보행·녹지공간이 어느 수준까지 구현되는지, 사업속도와 사업성은 어떻게 확보되는지가 각 사업의 최종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 이 기사는 서울시가 2026년 9월 4일 공개한 ‘2026년 제18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 개최결과’ 자료를 기초로 작성했으며, TJ뉴스가 각 사업의 주택공급 효과와 생활SOC, 보행·녹지계획, 지역사회 영향 및 향후 정비사업의 의미를 별도로 분석해 기사 구조와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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