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리내집’ 2030년까지 1만7,500호 더 푼다…신혼부부 주거·출산·내 집 마련 ‘3단계 사다리’ 강화

2024년 첫 공급 이후 7,108호…앞으로 연간 약 4천호 공급 확대

잠실르엘서 ‘보증금 분할납부제’ 첫 적용…계약자 92% 이용, 초기 납부 부담 765억원 완화

입주 전 출산 자녀까지 우선매수청구권 인정 확대 검토…장기전세에서 ‘내 집 마련’ 연결

높은 집값과 전·월세 부담이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현실적 요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


서울시는 2024년 7월 첫 공급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7,108호의 미리내집을 공급한 데 이어 앞으로 매년 약 4,000호 규모의 물량을 확보해 2030년까지 1만7,500호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번 정책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히 공공주택 공급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신혼부부가 입주할 때 목돈 부담을 줄이는 보증금 분할납부제, 자녀 출산과 연계해 향후 주택을 매수할 기회를 제공하는 우선매수청구권 제도 개선까지 함께 추진한다.


이를 구조적으로 보면 서울시가 미리내집을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니라 ‘주거 안정→출산·육아→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는 장기 주거사다리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미리내집 7,108호 공급…2030년까지 1만7,500호 추가


서울시는 미리내집을 2024년 7월 처음 공급했다.


올해 8월까지 공급된 물량은 총 7,108호다.


서울시는 앞으로 매년 약 4,000호를 목표로 공급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2030년까지 1만7,500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미리내집 정책의 핵심 대상은 신혼부부다.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높은 서울에서 결혼 초기부터 상당한 주거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고, 이를 출산과 장기적인 내 집 마련까지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공급물량 확대와 함께 실제 입주자들의 의견과 기존 제도의 운영성과를 반영해 공급방식과 매수지원제도를 계속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 잠실르엘 미리내집 98세대…‘강남권 신축 대단지’에도 공급


서울시의 미리내집 정책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공급되는 주택의 입지와 품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방문한 잠실르엘은 잠실역 인근에 조성된 총 1,865세대 규모 대단지다.


이 가운데 미리내집 98세대와 장기전세주택 100세대가 포함돼 있다. 


공공임대주택을 외곽지역이나 별도 단지에 집중적으로 조성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선호도가 높은 민간 신축단지 안에 공급물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주거정책의 질적 변화도 읽을 수 있다.


주택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공급량만이 아니다.


직장까지의 이동시간, 대중교통 접근성, 어린이집과 교육·생활시설, 주택의 품질 등이 실제 신혼부부의 거주 만족도와 장기 거주 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잠실르엘 입주 신혼부부들은 잠실역과 가까운 입지를 비롯해 주택 상태와 국공립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등 단지 내 시설을 장점으로 꼽았다. 

서울시 전경


■ 가장 큰 장벽 ‘목돈’ 낮춘다…보증금 분할납부제


주거지원 정책에서 임대료 못지않게 큰 장벽은 초기 보증금이다.


월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입주할 때 수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한꺼번에 마련해야 한다면 현금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신혼부부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 4월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도입했고 잠실르엘 미리내집에 처음 적용했다.


입주할 때 보증금 전액을 한꺼번에 납부하지 않고 일부를 먼저 낸 뒤 나머지를 일정 기간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잠실르엘 미리내집 98세대 가운데 74세대, 76%가 이 제도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입주 시점에 납부해야 했던 약 158억원의 보증금을 나눠 낼 수 있게 됐다. 


■ 계약자 533세대 중 489세대 이용…이용률 92%


보증금 분할납부제에 대한 수요는 잠실르엘만의 현상도 아니었다.


서울시 전체로 보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미리내집 계약자 533세대 가운데 489세대가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이용했다.


이용률이 무려 **92%**다.


이를 통해 서울시가 집계한 초기 납부 부담 완화 규모는 총 765억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다.


미리내집 공급 자체뿐 아니라 실제 입주 과정에서 신혼부부들이 ‘초기 목돈 마련’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이 공급돼도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하기 어렵다면 정책의 체감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택 공급과 금융·보증금 부담 완화 정책을 결합한 것은 실제 정책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다음 단계는 ‘내 집 마련’…우선매수청구권 개선 검토


미리내집 정책에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우선매수청구권이다.


서울시는 입주 전 출산한 자녀가 있는 가구도 향후 내 집 마련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우선매수청구권의 자녀 수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원칙적으로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후 출산한 자녀를 기준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올해 초부터 4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서는 입주 전에 출산한 자녀까지 포함하도록 제도를 확대한 바 있다. 


이 기준이 추가로 확대될 경우 미리내집 정책의 성격도 더욱 분명해질 수 있다.


단순히 일정 기간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넘어 출산과 장기 거주, 주택 매수를 연결하는 정책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 “집 걱정 줄어 아이 한 명 더”…입주민들이 말한 변화


이번 서울시 자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정책 당국의 설명뿐 아니라 실제 입주 신혼부부의 출산계획 변화다.


서울시에 따르면 입주 신혼부부들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되면서 자녀 출산을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초 자녀 한 명을 생각했던 가구가 추가 출산을 고려하게 되는 등 주거 안정이 출산 결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저출생 정책을 바라보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출산은 단순히 현금성 지원금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결혼 이후 어디에서 살 것인지, 아이가 태어나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어린이집은 가까운지, 몇 년 뒤에도 같은 지역에 살 수 있을지 등 장기간의 생활 안정성에 대한 전망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입주민 216가구 조사…36.6% 입주 후 출산


서울시가 공개한 입주자 조사 결과는 이러한 연관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1월 실시한 미리내집 입주자 대상 설문조사에는 총 216가구가 응답했다.


이 가운데 36.6%인 79가구가 입주 후 출산했다고 응답했으며, 84.7%는 향후 출산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일부 가구에서는 미리내집 입주 후 주거가 안정되면서 기존에 없었던 자녀계획을 세우거나, 한 명을 계획했던 가구가 두 명의 자녀를 갖는 방향으로 생각이 달라졌다는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이 결과를 해석할 때는 주의도 필요하다.


미리내집에 입주했다는 사실과 출산 증가 사이에 일정한 연관성이 나타난다고 해서 미리내집이 출산 증가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입주자의 연령과 혼인기간, 소득, 기존 출산계획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제 입주민들이 ‘주거 안정 이후 출산계획이 달라졌다’고 응답했다는 점은 주거정책과 저출생 대응을 함께 설계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정책적 신호로 볼 수 있다.


■ 서울 출생아 상반기 18.7% 증가…합계출산율도 2년 연속 상승


서울의 출생 관련 지표 역시 최근 변화하고 있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55명에서 2024년 0.58명, 2025년 0.63명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7% 증가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혼인건수 역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 역시 미리내집 정책 하나의 성과로 해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혼인과 출산은 인구구조와 경제상황, 코로나19 이후 혼인 지연의 회복, 주택시장, 고용, 육아지원 정책 등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시가 주거와 출산을 각각 별도의 정책영역으로 다루지 않고 연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집만 공급하는 저출생 대책 아니다…임신부터 돌봄까지 연결


서울시는 미리내집 확대와 함께 임신·출산 및 돌봄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임신·출산 단계에서는 난임시술비 소득기준을 폐지했으며,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약 22만명이 지원을 받았다.


임산부 교통비는 약 21만명, 산후조리경비는 약 12만명이 혜택을 받았다. 


2026년부터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도 차등 확대됐다.


임산부 교통비는 첫째 70만원, 둘째 80만원, 셋째 이상 최대 100만원이며, 산후조리경비는 첫째 100만원, 둘째 120만원, 셋째 이상 최대 150만원으로 확대됐다. 


출산 이후에는 국공립어린이집 1,844개소와 야간·시간제·365열린어린이집 등 틈새돌봄시설 426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결국 서울시가 구상하는 저출생 대책은 주거→임신→출산→돌봄→일·생활 균형을 하나의 생애주기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


■ TJ뉴스 분석① 저출생 문제에서 ‘주택’이 중요한 이유


저출생 문제를 단순히 출산지원금의 규모만으로 접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서울과 같은 고비용 대도시에서는 결혼과 출산 이전에 ‘어디에서 안정적으로 살 것인가’라는 문제가 먼저 등장한다.


전세계약이 끝날 때마다 이사를 고민하거나 출산 후 더 넓은 집으로 옮겨야 하지만 주거비가 급등한다면 부부 입장에서는 둘째 아이를 결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당장의 임대료 할인뿐 아니라 앞으로 수년간 주거비용과 거주기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환경일 가능성이 높다.


미리내집 정책의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 TJ뉴스 분석② ‘공급량’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입주 가능한 가격


서울시가 2030년까지 1만7,500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확대다.


그러나 앞으로 정책의 성패를 판단할 때는 공급호수만 봐서는 부족하다.


실제 신혼부부가 부담할 수 있는 보증금인지, 선호지역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는지, 소득기준과 자격요건 때문에 정작 정책이 필요한 계층이 배제되지 않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올해 계약자의 92%가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이용했다는 사실은 공공주택에서도 초기 자금 부담이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향후 미리내집 확대정책은 ‘몇 호를 공급했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신혼부부가 실제 계약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했느냐를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 TJ뉴스 분석③ 마지막 관문은 결국 ‘내 집 마련’


미리내집에 입주했다고 해서 신혼부부의 주거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잠실르엘 입주자 간담회에서도 미리내집 입주로 당장의 주거 불안은 줄었지만 최근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장기적인 내 집 마련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지점은 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미리내집이 출산과 육아 초기 몇 년간의 주거안정을 제공하더라도 이후 주택가격과 가구소득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진다면 다시 주거 불안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우선매수청구권 개선은 미리내집의 장기적인 성패를 좌우할 핵심 제도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임대주택에서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우고,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연결되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해야 ‘주거사다리’라는 정책 목표도 완성될 수 있다.


■ 공공주택 정책의 새로운 평가기준…‘몇 채 지었나’에서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로


이번 미리내집 확대정책은 공공주택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


기존 공공주택 정책이 주로 공급호수와 임대료, 입주자격에 초점을 맞췄다면 미리내집은 주거정책의 효과를 결혼·출산·육아·자산형성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실제 성과다.


입주 이후 출산율이 비입주 유사집단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지는지, 둘째 이상 출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입주자들이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하는지,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실제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장기간 추적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데이터가 축적돼야 미리내집이 단순히 인기 있는 공공주택인지, 아니면 저출생과 주거불안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정책모델인지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주거 안정→출산→내 집 마련’ 선순환 현실화할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거가 불안하면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혼부부가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내 집 마련까지 꿈꿀 수 있도록 주거사다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시가 내놓은 이번 계획을 숫자로만 보면 2030년까지 1만7,500호 추가 공급이 가장 눈에 띈다.


그러나 정책의 실질적인 핵심은 그보다 넓다.


입주 단계에서는 보증금 분할납부로 초기 목돈 부담을 낮추고, 거주 단계에서는 장기간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며, 출산 이후에는 육아·돌봄 지원을 연결하고, 장기적으로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구조다.


결국 미리내집 정책의 진짜 성패는 1만7,500호라는 공급 숫자가 아니라 **‘집 걱정을 덜어줬더니 실제로 결혼과 출산, 안정적인 육아와 내 집 마련으로 이어졌는가’**라는 질문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출생아와 혼인 지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미리내집 확대가 이러한 흐름을 지속시키는 하나의 정책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 기사는 서울시가 2026년 9월 1일 공개한 미리내집 확대 공급 자료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TJ뉴스가 신혼부부의 초기 주거비 부담, 저출생과 주거 안정의 관계, 공공주택 정책의 실효성,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는 주거사다리의 의미 등을 추가 분석해 독자적으로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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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9.01 11:52 수정 2026.09.01 11:52

RSS피드 기사제공처 : TJ뉴스 / 등록기자: 김광석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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