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자동차 시장의 '황금기'가 저물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이 단계적으로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 부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기자동차 구매 시 평균 1,000만 원 이상의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보조금 지급 규모가 20~30%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이 크게 올라갔다. 특히 대형 세단과 SUV 차량의 경우 보조금 감소액이 더욱 커, 최상위 트림의 경우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가정용 충전기 설치 보조금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300만 원대의 충전기를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 중 개인이 부담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이는 전기자동차 구매 후 실제 사용 비용까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업체별 판매 현황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보조금에 의존하던 일부 신규 제조사의 판매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조금이 시장의 수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던 만큼, 축소는 필연적"이라면서도 "중산층 구매력 저하로 인한 시장 위축을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차량 성능 고도화, 충전 시간 단축, 배터리 기술 혁신 등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보조금 없이도 생애주기 비용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자동차가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현실론자들은 초기 구매 가격 부담으로 인한 시장 성장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매층이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보조금 의존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경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순수한 상품력으로 구매를 판단하는 시대가 온 만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략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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