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잘못을 찾아내고, 책임자를 가리고, 문제가 있는 사람을 처벌하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감사의 본질을 개인의 잘못만 찾는 일로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업무 절차와 의사결정 과정에는 어떤 빈틈이 있었는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까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28세에 감사원에 입사해 감사관으로 실무를 익힌 정진권 변호사가 법을 바라보는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사람보다 시스템을 먼저 보는 것.
그 시선은 훗날 변호사가 된 정진권이 규제와 행정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감사관이 들여다본 것은 한 사람의 잘못보다 문제가 만들어지는 구조였다
공공기관의 행정은 수많은 규정과 절차, 판단의 연속으로 움직인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단순해 보이는 사안도 그 안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규정을 근거로 판단했는지, 담당자가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조직의 의사결정은 적절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문제의 실체가 보인다.
그래서 감사의 시선은 결과에서 멈출 수 없다.
정진권은 감사원에서 이러한 행정과 감사의 실무를 경험했다. 2022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에도 그 경험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법률이라는 새로운 도구와 결합했다.
감사원 출신 변호사라는 이력의 의미도 단순히 특정 국가기관에서 근무했다는 경력에만 있지 않다.
행정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공공기관이 어떤 구조 속에서 판단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무엇을 들여다보는지를 경험했다는 데 있다.
법률가에게는 법조문을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과 공공기관의 관계를 다루는 문제에서는 그 법이 현실의 행정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읽어야 할 때가 있다.
정진권이 가진 두 경험이 만나는 지점이다.

규제를 ‘벽’으로만 보면 사업은 멈추지만 구조를 읽으면 선택지가 보인다
기업의 입장에서 행정과 규제는 부담스럽다.
특히 공공조달이나 방산처럼 공공기관과 밀접하게 연결된 사업뿐 아니라 병원·피트니스·미용·웰니스·식품위생·보험·화장품 등 보건의료 영역, 공무원·교원·경찰·소방과 관련된 인사행정, 도시계획과 지역개발을 포함한 부동산 영역에서도 행정기관과의 관계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규정을 잘못 이해하거나 절차를 놓치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해야 할 일은 규제가 나타날 때마다 대응하는 것뿐일까.
정진권의 접근은 다른 방향을 향한다.
규제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행정기관이 무엇을 확인하는지 이해한다면,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위험 요소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행정 리스크 관리는 문제가 발생한 이후의 방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업의 출발점에서부터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확인하고, 공공기관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살펴보는 것까지 포함한다.
규제를 장애물로만 바라보느냐, 앞으로 움직이기 위해 먼저 읽어야 할 설계도로 바라보느냐의 차이다.
사람을 처벌하는 법에서 문제를 예방하는 법으로, 감사원의 경험이 남긴 것
감사관과 변호사는 분명 다른 직업이다.
한쪽은 공공 영역의 업무와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른 한쪽은 의뢰인의 권리와 이해관계를 법률적으로 다룬다.
하지만 정진권의 이력에서는 두 역할을 연결하는 하나의 질문을 발견할 수 있다.
‘왜 문제가 생겼는가.’
이 질문을 거꾸로 돌리면 또 다른 질문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가.’
이 지점에서 공공기관 법률 리스크 예방이라는 변호사의 역할이 시작된다. 문제가 터진 뒤 법정에서 다투는 것만큼, 기업과 사람이 애초에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먼저 살피는 일도 중요해진다.
법을 안다는 것은 금지된 것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
규제를 읽는 이유도 결국 앞으로 가기 위해서다.
감사원에서 시스템을 바라봤던 정진권의 시선이 변호사가 된 뒤에도 이어지는 이유다.
문제보다 먼저 구조를 본다.
그리고 그 구조 안에서 길을 찾는다.
감사원 실무 경험을 가진 정진권 변호사의 법률관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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