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방산의 핵심 기반이 될 ‘국방반도체 자립 생태계’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 설계부터 생산, 실증, 양산까지 전 주기를 포괄하는 종합 전략을 통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은 23일 열린 제11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국방반도체 국산화 및 산업생태계 조성전략(안)」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반도체를 국가안보 핵심 자산으로 육성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이다.
회의에서는 ▲차세대 SMR 육성 전략 ▲국방반도체 국산화 및 산업생태계 조성 전략 ▲피지컬 AI 항만 전략 ▲대한민국 에이전틱 AI 이니셔티브 ▲공공AX 프라이버시 보호 안내서 ▲정부 주요 AI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GPU 지원방안 등 총 6개 안건이 논의됐다. 국방반도체 전략은 두 번째 안건으로 상정됐다. 정부는 현재 국내 국방반도체 산업이 핵심 원천기술과 수급 기반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범정부 ‘국방반도체 발전 TF’를 운영해 왔으며, 지난 6월에는 국방반도체법 제정도 완료했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안정적 수요 창출과 생산 인프라 확보에 있다. 정부는 무기체계 획득 계획과 연계해 국방반도체 개발을 신속 추진하고, 정부 주도의 신뢰성 시험과 실증 체계를 구축해 무기체계 적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 공공·민간 팹(Fab)을 활용해 초기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민·관 합작 형태의 ‘상생팹’을 구축해 국방반도체 전용 파운드리 제조와 양산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아울러 국방반도체사업자 지정 제도를 도입하고 전문 인력 양성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산·학·연 협력과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단계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도 포함됐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인 국방반도체의 자립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라며 “민간의 첨단 반도체 역량을 국방에 신속히 접목하고, 국방 R&D 성과가 다시 민간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순한 부품 국산화를 넘어 설계부터 생산까지 지속 가능한 국방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이 단순한 국산화 정책을 넘어 ‘소버린 반도체’ 구축의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레이더,위성, 유도무기, 무인체계 등 첨단 무기체계에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방 전용 설계자산(IP)과 신뢰성 인증 체계를 확보할 경우 국내 팹리스와 파운드리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향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세부 실행계획과 예산 지원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