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내 서민 주거 공간의 핵심축을 담당해 온 다가구 및 다세대 주택의 건축 규모 상한선이 무려 30여 년 만에 대폭 상향 조정됐다. 기존 660㎡에 머물러 있던 바닥 면적 한도가 1000㎡까지 확대되며, 다가구 건축물의 최고 허용 층수 역시 종전 3개 층에서 4개 층으로 한 단계 완화 조치된다.
정부는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이와 같은 규제 개선안을 골자로 한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다가오는 12일을 기점으로 정식 발효되는 본 개정안은 앞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13 주택 신속 공급 대책'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의 일환이다.
이번 규제 철폐로 인해 1990년대 초반부터 30년 넘게 일률적으로 적용받던 중소형 주택의 면적 한계가 50% 이상 넓어지게 됐다. 이와 함께 다세대 주택 내부에 조성되는 입주민 전용 공동 시설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의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용적률 산정 시 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는 근거도 함께 신설됐다.
과거에는 토지의 용적률이나 건폐율 여유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바닥 면적 및 층수 상한 규제로 인해 건축물을 효율적으로 위로 올리거나 넓히는 데 심각한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이번 법령 개정을 기점으로 비교적 넓은 대지를 활용한 도심 내 신축 및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획일화된 소형 원룸 위주의 공급 구조를 탈피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품은 질 높은 일반 주택의 등장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개정된 일조권 사선 제한 기준 역시 같은 날부터 현장에 적용된다. 종전 규정에 따르면 건물 높이가 10m를 초과할 경우 주변 건물의 일조권을 위해 건축물 상단부를 사선 모양으로 후퇴시켜 지어야 했으나, 앞으로는 10m에서 17m 사이의 높이 구간에서는 일괄적으로 5m의 간격만 띄우면 되도록 기준이 단순화됐다. 이로 인해 이른바 '계단형 빌라'로 불리던 기형적인 건축 구조가 줄어들고, 건축주와 설계자의 의도에 맞춘 효율적인 실내 공간 창출이 가능해졌다.
정책 관계자는 과거 도시 팽창 시기 양적 공급에 치중해 만들어진 낡은 건축 제도가 현재의 다변화된 주거 트렌드와 개발 환경을 담아내지 못하는 부작용이 컸음을 지적하며, 이번 규제 혁파가 꽉 막힌 도심 주택 공급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0년 만에 단행된 이번 다세대·다가구 주택 건축 규제 완화는 도심 내 주택 공급의 효율성을 가로막던 핵심 허들을 제거한 조치다. 이를 통해 경직된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개발 유인을 제공하고,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롭고 쾌적한 주거 공간이 빠르게 공급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