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ADD)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애디(Add+i)'를 전 직원 대상으로 본격 운영하면서 대한민국 국방 연구개발(R&D)의 인공지능 전환(AX)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군사기밀 보호를 위해 외부 AI 서비스 활용이 제한되는 폐쇄망 환경에서 독자적인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국방 AI 자립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국방과학연구소(소장 이건완)는 지난 6일 연구소 폐쇄망에서 운용되는 생성형 AI 서비스 '애디(Add+i)'를 자체 개발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애디(Add+i)'는 'ADD Intelligence'와 'Advanced Defense Development Intelligence'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연구개발과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동시에 국방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는 지능형 AI 플랫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폐쇄망 한계 넘어… 국방 AI 독자 생태계 구축
이번 '애디' 개발의 가장 큰 의미는 보안성과 활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데 있다. 최근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혁신하고 있지만 국방 분야는 군사기밀 보호를 위해 인터넷과 분리된 폐쇄망을 운영하고 있어 민간 AI 서비스를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려웠다. ADD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5월 AI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체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공개 AI 모델을 기반으로 연구소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 약 1년 만에 독자 서비스를 완성했다. 특히 기획부터 개발, 구축,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ADD 국방인공지능기술연구원이 직접 수행했으며, 베타 테스트와 안정화 작업을 거쳐 실전 배치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히 AI 서비스를 도입한 수준을 넘어 향후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과 국방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방판 챗GPT" 넘어 AI 개발 파트너로 진화
애디는 일반적인 챗봇 기능을 넘어 연구개발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로 설계됐다. 연구원들은 규정 검색, 문서 작성, 번역, 요약 등 반복 업무는 물론 프로그램 코드 작성, 오류 분석, 테스트 코드 생성 등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에서 AI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IT업계에서 주목받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브 코딩은 개발자가 자연어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AI가 이를 코드로 구현하고 개선하는 새로운 개발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구원들은 복잡한 코딩 작업보다 연구 아이디어 검증과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ADD는 애디를 활용해 연구소의 공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공간정보 관리체계를 자체 개발했으며, 앞으로도 연구원들이 필요한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디 2.0' 개발 착수… AI가 스스로 업무 수행
ADD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연내 '애디 2.0' 개발도 추진한다. 차세대 버전은 단순 질의응답형 AI를 넘어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시스템과 데이터를 스스로 연결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반 AI로 진화한다. 특히 AI 에이전트 표준인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스킬 기반 연동 체계를 적용해 연구소 내부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 각종 연구도구를 AI와 유기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연구원들이 필요한 기능을 직접 개발해 애디와 연동하는 참여형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ADD의 목표다.
국방 연구개발 'AX' 시대 본격 개막
전문가들은 이번 애디 구축이 단순한 업무지원 시스템 도입을 넘어 국방 연구개발의 AI 전환(AI Transformation, AX)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AI가 반복적인 문서 작업과 정보 검색을 담당하면 연구원들은 무기체계 설계와 핵심기술 개발 등 고부가가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자연어 기반으로 방대한 연구자료를 신속하게 탐색할 수 있어 연구 효율성과 협업 수준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폐쇄망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국방부와 각 군, 방산기업 등으로 AI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방 AI 자립의 출발점"
이건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애디(Add+i)'는 연구소 구성원들이 생성형 AI를 실제 연구개발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첫 번째 도전"이라며 "연구소가 축적해 온 방대한 연구자료와 연구원들의 전문지식을 AI 생태계와 연결해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ADD는 자체 AI 활용 역량을 바탕으로 국방 연구개발의 AI 전환을 선도하고 우리 군의 인공지능 역량 강화와 국방 AI 기술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애디'의 본격 운영은 생성형 AI 기술을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가 아니라 국방 연구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AI가 무기체계 개발과 시험평가, 군수지원, 지식관리 등 국방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대한민국 국방과학기술 경쟁력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